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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조선중앙통신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조선중앙통신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의 ‘완전한 비핵화’ 촉구에 대해 “미일한의 불안초조한 심리”가 반영된 “실현불가능한 망상”이라고 9일 비난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노동신문으로 발표한 실명 담화를 통해 “최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외무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일본, 한국의 외교당국자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또다시 운운하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한·미·일 외교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등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 김 부부장은 이를 “구시대적이고 몰상식”하며 “뭔가 모자라다”는 식의 막된 표현으로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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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은 “국가의 최고법, 기본법에 영구히 고착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보유국 지위는 그 누가 부정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우리의 확고부동한 선택을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사문화된 ‘비핵화’ 개념을 부활시켜보려는 시도 자체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을 부정하고 헌법 포기, 제도 포기를 강요하는 가장 적대적인 행위로 된다”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은 “미일한이 직면한 안보 우려를 해소할 유일한 해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현 지위를 흔들어보려는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포기하고 정면충돌을 피하는 방법을 골똘히 더듬어 찾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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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는 지난 1월20일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일 등과 협의를 거쳐 비핵화 목표 견지 쪽으로 방향을 잡자 ‘비핵화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는 북쪽의 기본 방침을 재확인·강조해 협상의 문턱을 높이려는 선 긋기성 담화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지난 3월4일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함의 부산작전기지 입항 계기 대미 비난 담화 이후 한달여 만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