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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잠시 집을 떠나와 있다. 출장 여행으로 며칠간 집을 비우면서 식구들에게 거듭 당부했다. 루돌이 물, 루돌이 밥, 루돌이 배변 패드, 루돌이 산책, 루돌이, 루돌이, 루돌이! 요는, 내가 없어도 부디 루돌이를 잘 보살피라는 거다.
가장 잦은 빈도로 언급한 단어는 ‘물’일 것이다. 루돌이의 하루 음수량이 일정하게 정해진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다르기에 그렇다. 루돌이의 물그릇 용량은 꽤 큰데 하루에 몇 번씩 채워줘야 할 정도로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다. 조금만 신경을 쓰지 않으면 어느새 물그릇이 비어 있다. 보통 때는 내가 주방의 정수기를 오가며 물을 채워주지만 내가 없으면 누가 그 일을 할 것인가! 아예 2리터짜리 생수병 한 묶음을 주문했다. 생수 네댓 병을 물그릇 옆에 일렬로 세워두었다. 뚜껑을 따서 부어주는 일이라면 오며 가며 식구 중 누구라도 하겠지. 설마 이래도 안 하지는 않겠지. 그런 계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