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공동연구진이 에이아이(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암 조직의 위험도를 판단하고, 암 환자의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서울대는 “권성훈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문경철·박정환 서울대 의대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암 조직 이미지를 세포 간의 그래프인 ‘암세포 네트워크’로 표현하고 의료진이 해석할 수 있도록 그래프 기반의 딥러닝 기술을 통해 새로운 진단 지표를 발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쳐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됐다. 서울대는 향후 암의 위험도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암 조직 내부 세포 간 상호작용인 ‘암 미세환경’을 학습하는 동시에 해석할 수 있는 딥러닝 기술을 개발해 현장 의료진들이 암 환자의 생존율 진단 지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암 미세환경’은 차세대 암 치료로 주목받는 면역치료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고 암의 위험도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동안 의료현장에선 이를 해석하는데 너무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해 의료진들이 암 조직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데 활용하지 못했다.

논문의 제1저자로 공동연구를 진행한 박정환·오소희 서울대 보라매병원 교수는 “의료진이 해석 가능한 딥러닝 모델이 이전에도 제시된 바 있지만 복잡한 세포 간의 상호작용을 반영하여 진단 지표를 제안한 연구는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며 “세포 간 상호작용과 같은 암 미세환경은 암의 위험도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진단 지표 발굴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고 했다.
공동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조직 진단뿐만 아니라 엠아르아이(MRI), 엑스레이(X-RAY) 등의 영상 데이터를 진단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의 제1저자인 이용주 서울대 박사와 신경섭 서울대 연구원은 “연구에서 개발된 암세포 네트워크 제작 방식과 그래프 딥러닝 기술은 암 조직뿐만 어떤 의료 영상 데이터에도 적용 가능한 획기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의료 영상 데이터에서 중요한 상호작용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