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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1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해외파병 중인 청해부대 44진 부대장 권용구 해군 대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1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해외파병 중인 청해부대 44진 부대장 권용구 해군 대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간보기’ 행태가 길어지고 있다. 대선을 51일 앞둔 13일에도 가타부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출마와 불출마 중 어느 쪽이 일신의 안위와 영달에 유리한지 저울질하느라 과도기 국정 공백과 혼란에 대한 국민 우려에는 눈을 감은 것인가.

‘한덕수 대선 차출론’을 띄워온 국민의힘 친윤석열계에선 이날도 성일종 의원이 한 대행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지난 11일 한 대행 출마에 대해 “좋다”고 말하는 등 차출론에 동참한 바 있다. 어차피 대다수 국민이 ‘내란 방조’ 책임이 큰 한 대행을 선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친윤계가 한 대행 출마에 매달리는 건 정치 경험이 없는 한 대행을 간판으로 내세운 뒤 자신들이 계속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라는 풀이가 파다하다. 한줌 기득권을 지키겠다고 국정 혼란을 부추기는 일도 서슴지 않는 무책임한 행태다.

한 대행도 정략적인 처신으로 국민 분노를 키우고 있다. 윤석열 정권 국정 실패와 내란 사태에 책임이 큰 그가 아직 권한대행 자리에 있는 건 대선까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민의 인내와 양보의 결과일 뿐이다. 염치가 있다면, 중립적 대선 관리 등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 당연히 대선 출마에는 선을 그어야 한다. ‘박근혜 탄핵’ 뒤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선 55일 전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반면, 한 대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련 통화 내용까지 흘려가며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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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그가 권한대행의 한계를 넘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을 지명한 위헌적 월권을 자행한 것도 출마를 염두에 둔 행위가 아니냐는 의문까지 인다. 이완규 법제처장 등 무자격자를 임명해 헌법재판소에 극우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편, 국회의 탄핵을 유도해 사퇴와 출마 명분을 쌓기 위한 의도 또한 깔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스스로 비판을 감수하고 출마하는 대신 야당에 ‘줄탄핵’의 멍에를 씌우면서 자신은 피해자로 비치도록 하는 꼼수다.

대다수 국민은 이런 무책임한 인물에게 엄중한 국정 관리 책무를 계속 맡겨도 되는지를 곱씹고 있다. 지금 당장 불출마를 선언하고 헌법재판관 지명을 철회하는 것만이 그나마 남은 명예를 지키는 방법이다. 그러지 않고 계속 노욕을 부린다면, 단호한 국민의 심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물론 한 대행에 대한 책임 추궁이 그의 허망한 대권 놀음에 이용되지 않도록 최선의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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