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호 | 전남대 해양생산관리학과 교수·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
최근 세계 각국이 식량안보를 국가 전략의 핵심 의제로 다시 올리고 있다. 미국은 보호무역을 강화하며 자국산 농축수산물 소비를 장려하고 있고, 유럽연합(EU)도 역내 생산 보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은 내수 중심의 경제 전략 속에서 농수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 중이다. 공급망 불안이 일상이 된 지금, 식량의 안정적 확보는 더 이상 전통 농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수산업, 특히 양식산업 역시 식량안보의 한 축으로 새롭게 정의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의 양식산업은 전체 수산물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 사료, 종자, 기자재 등 핵심 요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전체 양식장의 95% 이상이 중소 규모여서 외부 변수에 매우 민감하다. 최근 몇년 사이 국제 곡물가와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면서 넙치(광어) 1㎏ 생산 단가는 30% 이상 증가했다. 원가 상승은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산업 수익성은 크게 낮아졌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중심의 수출 구조는 보호무역 강화 흐름 속에 점점 위축되고 있다.
이제는 양식산업을 단순한 수산업의 하위 분야가 아닌, 기후위기와 통상 리스크, 식량 불안에 대응하는 ‘국가 전략산업’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양식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핵심 요소의 국산화와 자립성 확보다. 현재 국내 양식 종자 자급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료 원료, 미생물제, 기자재 기술까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하나의 외부 변수에도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수산 종자은행 설립, 국산 종자 산업 육성, 사료 자급률 제고를 통해 생산 기반을 구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자립 없는 고도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양식 현장은 지금 노동력 부족, 해양환경 변화, 운영비용 부담이라는 삼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스마트 양식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동제어 시스템을 접목한 ‘순환여과식 양식 시스템’(RAS)은 질병을 예방하여 생산과 수익성을 높이며, 에너지 효율 향상에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기술만 보급해서는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어업인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실증 모델 개발, 지역 맞춤형 교육과 전문 인력 양성 체계 구축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현재 우리 양식산업은 미국과 중국 중심의 수출 구조에 갇혀 있다. 통상 리스크가 심화하는 지금, 동남아, 유럽, 중동 등 신규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특히 활어 수요가 높은 동남아 지역에서는 현지 가공시설과 콜드체인 물류망을 연계한 전략이 효과적이다. 정부는 수출지원센터 설립, 통합 유통·물류 인프라 구축 등 공공 차원의 지원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수출시장 다변화는 외화 수익 확보뿐 아니라, 산업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다.
양식산업이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 확보가 핵심이다. 중소 양식장을 위한 에너지 절감형 설비 보급, 재해보험 확대, 재난 대응 훈련과 교육은 단기 처방이 아니라 산업 체질 개선의 기초가 된다. 현장 어업인의 참여를 제도화하고, 지역 연구기관과의 협력 생태계를 통해 실증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기술도 정책도 현장에서 작동할 때 의미가 있다.
기후위기, 식량 불안, 통상 리스크가 동시에 밀려오고 있다. 양식산업은 더 이상 단순한 수산업이 아니다. 기술, 무역, 환경, 식량안보가 교차하는 국가전략 산업이다. 정부는 이 산업을 ‘식량안보 기반산업’으로 규정하고, 단계별 추진이 가능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사설] 일본·유럽도 신중한데, 호르무즈 파병하자는 국힘 정치인들](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320/53_17740004785391_20260320502476.webp)





























![<font color="#00b8b1">[포토]</font> 대전 자동차 부품 공장 화재, 필사의 탈출](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320/53_17739992295254_20260320502496.webp)
![<font color="#FF4000">[단독]</font> BTS 공연에 광화문광장 일주일 쓰고 3000만원 낸다](https://img.hani.co.kr/imgdb/child/2026/0320/53_17739970232338_20260320502380.jpg)

![<font color="#FF4000">[속보]</font> 김상욱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 확정](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320/53_17740025181293_20260320502545.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