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창일 일본 주재 한국대사가 징용 피해자 소송 등과 관련해 한국 쪽이 생각하는 해결 방안이 많다며 일본 쪽이 전제 조건 없이 대화에 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강 대사는 11일 <아사히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중에 한국 정부가 일본 쪽 요구대로 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 관련 현안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제안을 할 생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아 같이 선택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한일청구권 협정 등을 내세워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며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강 대사는 “(일본 쪽이) 이런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알려주면 한국 쪽도 ‘이것은 국내 피해자 설득이 어렵다’라거나 ‘이것은 실현할 수 있다’라든가 하는 의견 교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대화하게 되면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한국 쪽에만 해결 방안을 내놓으라고 일관되게 주장하며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는 한국 쪽이 고려하는 해결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만 해도 12가지 이상”이라고 말했다.
강 대사는 내년 3월 한국 대선을 앞두고 올 11~12월쯤 선거 운동이 본격화하면 일본 관련 이슈가 큰 화두로 부상하고 반일 감정 문제도 돌출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사는 징용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이 대법원의 이전 배상 인정 판결과 다르게 지난 7일 원고 청구를 각하한 것과 관련해 “한국은 완전한 삼권분립이 이뤄져 있어 사법부 판결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번 판결은 판사가 자신의 양심과 법리에 따라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사는 올 1월 부임 뒤 일본 주요 언론 중 <아사히신문>과 처음으로 공식 인터뷰를 했다. 강 대사는 코로나19 때문에 일본 내에서 취소 여론이 일고 있는 도쿄올림픽에 대해 “한국 정부는 개최를 바라고 있고,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