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협력 및 지지 선언이 잇따르면서, 클린턴의 상승세가 탄력이 붓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클린턴의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16일(현지시각)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생중계 연설을 통해 “향후 5개월동안 우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임무는 확실하게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대선 후보)를 패배시키는 것”이라며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과 “민주당의 변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샌더스 의원은 “아주 빠른 시일 안에 개인적으로 이를 위한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샌더스는 또 “클린턴과 내가 아주 중요한 몇몇 쟁점에 대해 강한 이견이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른 문제에 대해선 두 사람의 견해가 아주 비슷한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샌더스가 이날도 공식적으로 클린턴 지지 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미 언론들은 사실상 클린턴과의 협력 의사를 지지자들에게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풀이했다. 샌더스가 클린턴에 대한 지지 강도를 이처럼 단계적으로 높여가는 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갑작스레 클린턴 지지를 선언할 경우 야기될 수 있는 지지자들의 이탈을 최소화려는 ‘질서있는 퇴각 전략’인 동시에, 클린턴을 진보적 강령 쪽으로 좀더 끌어오기 위한 ‘압박 전략’으로 보인다.
버니 샌더스 미 민주당 경선 후보가 16일(현지시각) 자신의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생중계 연설을 통해 사실상의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협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공화당 쪽 외교안보 거물인 리처드 아미티지도 이날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아미티지는 16일(현지시각)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공화당원으로 보이지 않는다. 쟁점들에 대해 배우려고 하는 것 같지도 않다”며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지명되면 클린턴에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클린턴 지지 선언은 트럼프 외교정책의 ‘고립주의’와 ‘동맹 흔들기’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올해 초 네오콘 성향의 공화당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반 트럼프 성명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공화당 안에서 비교적 온건 성향으로 분류되는 아티미지마저 클린턴 지지 의사를 밝힘으로써 트럼프에 등을 돌리는 미국 주류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더 나올 수도 있다. 아미티지는 지난 2008년엔 존 매캐인 당시 공화당 후보의 선거 갬프를 돕기도 했으며, 일본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하는 인물로 꼽힌다.

한편, 지난 2008년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후보를 지지했던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도 “미국은 지금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며 클린턴 지지를 공식 표명했다.
이와 함께 미 최대 단일노조인 산별노조총연맹도 성명을 통해 “클린턴 전 장관이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입증된 리더“라며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