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섭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 둘째)이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입장을 밝혀닌 긴급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정기섭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 둘째)이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입장을 밝혀닌 긴급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비대위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침통한 마음으로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개성공단은 남북 주민들의 땀과 열정으로 민족단결의 정신이 서린 곳이다. 북측의 대승적인 판단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또 비대위는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에 대한 아쉬움도 숨기지 않았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북한의) 행위가 지나치고 자제되지 못한 부분은 개탄스럽다”면서도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 중 어느 것 하나 이행이 안 돼 남측에 대해 신뢰가 깨지고 분노하던 상태에서 전단 문제가 기폭제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이어 “미국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협력에 대해 사사건건 제동을 건 결과가 현 사태를 야기했다”며 “미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의 대화와 협력을 존중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사업권자이자 금강산관광 독점사업자인 현대그룹도 당혹감에 빠져 있다. 특히 금강산 지역에 있는 해금강호텔 등 현대와 정부가 건설해 운영하던 남쪽 시설물도 위협을 받게 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현대그룹의 한 임원은 이날 <한겨레>에 “금강산지구에서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가 열린 2018년 11월 이후 관광 재개 희망을 갖고 그룹 안에 태스크포스팀도 구성해 준비해왔다”며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다른 남쪽 시설물도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금강산지구 남쪽 시설물(해금강호텔·온정각·문화회관 등)을 철거하라고 지시했고, 이 ‘철거’ 문제는 그 뒤 남북 당국 사이에 의견 교환이 이뤄지다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지금은 유보된 상태다.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 50년 독점사업권 및 개성공단(3단계 총 2천만평) 장기 개발·시행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전날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직후 이 사무소에 공급해온 전력망을 문산변전소에서 즉각 차단 조치했다고 밝혔다.

김윤주 조계완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