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1조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낸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22일 증권사 28곳의 추정 실적을 보면, 삼성전자는 1분기에 3041억원의 영업손실에 353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한달 전 평균 6천억~7천억원대 영업적자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가 크게 상향조정된 것이다. 대신증권·엔에이치증권·하나대투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영업이익이 소폭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낙관론의 주된 근거는 반도체 시장의 반등세, 휴대전화·텔레비전의 판매 호조, 환율 및 재고조정 효과, 비용 절감 등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값이 반등했고 휴대전화와 텔레비전도 예상과 달리 판매가 호조를 이어갔다”며 “환율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빨리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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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영위기에 대응해 마케팅 비용 등 판매관리비를 대폭 줄인 것이 실적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4조4200억원의 판매관리비를 지출했다. 이는 전분기(3조2700억원)와 2007년 4분기(3조8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은 것으로 적자폭을 키운 주된 요인이었다.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1분기에는 마케팅 비용이 줄어드는데다 전사적으로 극도의 비용절감에 나섰기 때문에 판관비 지출이 3조1천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삼성그룹 고위 임원은 이날 “증권가 등에서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이게 꼭 ‘굿 뉴스’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실적 개선은 수요가 개선된 측면보다 환율 등 외부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엘지(LG)전자는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4556억원 영업흑자(연결 기준)를 낸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4일 실적을 발표한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