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선 동성애 전환치료를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침해 행위로 보고 이를 금지하는 추세다. 그러나 한국은 ‘탈동성애’를 주장하는 단체에 국가기관이 장소를 빌려주고, 유력 국회의원이 반동성애 목소리를 내는 등 성소수자가 설 자리가 더욱 비좁아지고 있다.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단체 ‘띵동’의 정민석 대표는 “차별금지법 제정 논란이 일고 나서 반동성애 세력이 조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29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종교단체가 주최한 기도회에 참석해 “동성애법은 자연과 하나님의 섭리에 어긋나는 법”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인 바 있다.
특히 이요나 목사가 주도하는 탈동성애인권단체 홀리라이프는 “동성애는 선천적이지 않으며 치유가 가능한 성중독의 일종”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상담’을 통한 동성애 ‘치유’를 주장하고 있다. 2014년부터 국회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매년 탈동성애인권포럼을 열기 시작했으며 이달 중 ‘동성애치유상담학교’를 개교할 예정이다. 이 목사는 동성애 치유와 전환치료를 구분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이 또한 전환치료의 하나라고 본다.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는 “치료든 치유든 본인을 사회의 편견에 맞추도록 하는 모든 행위는 폭력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보건단체와 인권기구들은 전환치료를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침해이자 ‘의료 사기’로 보고 있다. 2014년 미국에서 부모에 의해 강제로 전환치료를 당한 청소년 성소수자 리라 알콘(당시 17살)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전환치료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졌다.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전환치료가 우울증, 자살 등 18살 이하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며 미성년자에 대한 전환치료를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고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