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삼성 간부의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 제기에 대해 검찰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대체로 “구체적 단서가 나온 만큼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보이면서도, 삼성의 비자금 수사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왔다. 일부 검사들은 “삼성에서 좋은 대우를 받던 고위 임원이 삼성을 그만둔 뒤 비리를 폭로한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쓴소리도 던졌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김용철 전 삼성 구조본 법무팀장이 특수부 검사 출신이기 때문에 근거 자료를 꼼꼼하게 챙겨놨을 것”이라며 “수사를 시작하면 성과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는 “김 변호사가 삼성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임원 출신이기 때문에 그의 협조만 있으면 그리 어려운 수사는 아니다”며 “수사 의지가 있는 검사들이 사건을 맡으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검사들은 삼성 에버랜드 사건 진술 조작과 삼성 계열사의 수조원대 회계부정, 이건희 회장 일가의 회삿돈 유용 등 사제단이 폭로를 예고한 내용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편, 안영욱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날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 변호사가 제기한 삼성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수사할 의지가 있느냐”는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수사 대상이 되는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촉각 곤두세운 검찰 “단서 나왔으니 수사 불가피”
- 수정 2007-10-29 19:34
- 등록 2007-10-29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