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에 대해 비난 일색이었던 네티즌들의 시각이 일부 달라지고 있다.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이 벌어진 뒤 누리꾼들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던 'PD수첩'이 15일 '줄기세포가 없다'는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발언 후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하자 MBC에 대한 사과와 격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오전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 코너 '아고라'에는 '네티즌, PD수첩에 사과합시다'라는 이름으로 1만명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서명운동을 제안한 아이디 '말달리자아'는 "PD수첩에 대해 혹독했던 마녀사냥을 기억하십니까? (진실을) 몰랐음을 겸허히 인정하고 바로잡는 용기, 네티즌의 열정만큼이나 소중한 덕목이 아닐까요? 만일 PD수첩이 아니라 해외 언론에 의해 밝혀졌다면 얼마나 더 참담했을까요?"라며 자성을 촉구했다.
이에 아이디 'irene'는 "PD수첩이 취재윤리를 위반하긴 했지만 매국노라고까지 (비난)한 건 심하다고 생각합니다"며 동의했다.
이밖에 "교수님도 반성하셔야 하고 PD님 죄송합니다"(구름), "사과뿐만 아니라 피해보상금도 지불해줘야 한다"(come true), "용기있는 언론이라는 게 이런 모습인 것 같군요"(yangcap), "가슴아프더라도 가짜를 가려낸 MBC에 박수를"(이정원) 등 MBC를 지지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MBC 인터넷 홈페이지의 'PD수첩' 게시판에도 "당장은 아프지만 진실만이 사회를 희망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최희정), "기자와 PD의 용기와 진실 추구에 경의를 표한다"(신윤기)와 같은 글들이 올라왔다.
반면에 'PD수첩'의 보도가 국익을 해쳤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성곤 씨는 'PD수첩' 게시판에 "미국이 달에 성조기를 꽂은 것이 허위라는 논란이 있다. 무엇이 진실인가보다 어느 것이 국민을 위하는 것인가가 문제다. 황 박사가 미국에서 연구했더라면 미국은 모든 바람막이가 됐을 것이다"라고 적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PD수첩으로 인해 한국이 BT분야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잃었다"(Tariya), "우리나라 국제망신 당하는 게 그렇게 좋으냐"(신경희)와 같은 게시물이 올라왔다.
'사회에 어두운 곳을 비췄던 PD수첩의 존재가치가 한번의 실수로 평가절하돼선 안된다'며 16일 저녁 촛불문화제를 계획했던 인터넷 카페 '사랑해요 PD수첩'은 상황은 바뀌었지만 예정대로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 카페 운영자인 아이디 '보거쓰'는 "진실의 완전한 규명과 관련자의 해명, 사회 구성원들이 겪었을 상처의 따뜻한 치유를 위해 모이자"고 제안했다.
반면 황 교수의 인터넷 팬카페 '아이러브 황우석' 회원들이 이날 저녁 부산에서 열 계획이었던 촛불집회는 보류됐다.
이 카페 회원인 아이디 'MBC 주영이'는 "사태를 관찰한 뒤 앞으로의 행보를 결정하려고 한다"며 집회 연기를 공지했다. 또 '자유게시판과 황 교수 관련 뉴스 게시판을 제외하고는 모든 코너를 폐쇄하겠다'는 이 카페 운영진의 글도 올랐다. 신기원 기자 lalala@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