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팩트체크 화면 갈무리
SNU팩트체크 화면 갈무리

여러 언론사가 공동으로 ‘팩트체크’ 결과물을 싣는 ‘팩트체크’ 전용 플랫폼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는 29일 특별 세미나를 열어 “언론사 협업을 통한 팩트체크 플랫폼인 ‘에스엔유(SNU) 팩트체크’(factcheck.snu.ac.kr)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연구소장인 윤석민 서울대 교수는 “개별 언론사 단위로 팩트체크를 강화하는 추세인데, 하나의 언론사가 감당할 수 없는 과업이라 언론사들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언론사들의 팩트체크 결과물을 ‘큐레이션’ 해주는 플랫폼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학자·언론인 7~11명이 참여하는 협의제 기구 ‘팩트체크위원회’를 만들어 운영 규정 등 제반사항을 관장하고, 서비스의 상시적인 운영은 ‘팩트체크센터’가 맡는 형태다. 연구소는 현재 14개 언론사가 참여를 결정했으며, 앞으로 참여 언론사를 더 늘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플랫폼은 “사실적 정보만을 검증 대상으로 삼는다”며, 공직자나 정치인, 공직자 예비 후보 등의 발언이나 이들 집단과 관련해 언론사의 기사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대중의 입길에 오른 사실적 진술, 정확한 사실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공적 사안 전반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센터나 참여 언론사, 이용자들이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정보를 올려놓으면, 각각의 언론사가 이를 검증한 내용을 싣고 사실, 대체로 사실, 사실 반 거짓 반, 대체로 거짓, 거짓 등 5점 척도로 점수를 매기게 된다. 검증 대상 옆에 검증 결과가 배지 형태로 표시된다. 같은 사안에 대해 2개 이상의 언론사가 따로 검증을 했다면, 각각의 결과가 함께 표시된다. 연구소 쪽은 “같은 사안에 대해 복수의 언론사가 검증에 참여하는 등 ‘교차 검증’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조만간 네이버의 대선 특집 페이지에도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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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언론의 정파성을 약화시키고 검증 역량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과 “언론사 스스로 ‘팩트체크’란 이름을 달고 각자 만든 기사를 실어주는 방식만으론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엇갈린다. 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팩트체크의 핵심은 검증 주체의 독립성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맡아줄 독립적인 주체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석민 교수는 “중장기적으로는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언론사가 생산한 기사들의 사실성도 검증하는 등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