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커서…인터넷 보면 어떡해요”
“아들이 커서…인터넷 보면 어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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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털에서 내 이름을 검색했더니, 오래전에 저지른 절도 범죄 기사가 검색됐다. 자녀가 커서 인터넷에서 내 이름을 검색할 때 이를 알게 될까 봐 걱정돼 불안에 떨고 있다. 다 처벌받고 끝난 일인데, 제발 삭제해 달라.(ㅇ씨)

#2 군에서 아들이 자살했는데, 신문에 ‘군대에서 의문의 죽음’ 기사가 실렸다. 아들 이름이 익명으로 실렸지만, 기사를 볼 때마다 아픈 기억이 되살아난다. 기사를 없애 달라.(ㅂ씨)

#3 2002년 다단계회사의 불법판매와 관련해 구속되었다가 풀려났는데 내 이름을 검색하면 그때 기사가 계속 검색되어서, 가수 활동에 지장이 많다. 기사를 빼줄 수 없는가.(ㅇ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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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범도 일정시간 지나면 기록 없애는데인터넷 검색하면 10년전 사건도 줄줄이

인터넷에 모든 기록이 디지털화되어 유통되면서 아날로그 시대에는 없던 새로운 언론피해가 생겨나고 있다. 종전의 ‘반론보도’와 ‘고침’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다.

인터넷은 검색 한 번으로 어디 있는지 알 길 없던 정보를 찾아주지만, 감추고 싶은 일도 끄집어내는 ‘마법의 도구’다. 더구나 웹 검색의 기능은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신문에 보도되어도 웬만한 사건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단지 도서관의 신문철이나 마이크로필름으로 남아 있었다. 기억에서 잊혀진 과거 기록에 접근하자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하지만 인터넷은 한번 보도된 기사의 유효기간을 ‘무한대’로 만들었다. 누구나 쉽게 아무 때나 접근할 수 있다. 여기에다 블로그나 게시판 등 이용자들이 스스로 관리하는 공간으로 옮겨놓은 기사와 손수제작콘텐츠(UCC)는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디지털 시대에는 숨기려 해도 숨기지 못하고 한번 입은 피해는 오래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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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감추고 싶은 일이 보도된 경우 법적·행정적 처벌을 받고 사면·복권을 받아 공문서상의 기록이 삭제되더라도 인터넷 검색으로는 낱낱이 드러난다.

김형태 변호사는 “형사범도 형실효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기록이 말소된다. 실형도 없애주는데 기사가 인터넷에 지속적으로 남아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것은 인권적 측면에서 문제다”라며 “합리적 해결책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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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회의원 무죄판결, 하지만 명예회복 끝내 어려워포털 “기사유통 기업일뿐…자체적으로 수정·삭제 못해”

사실을 제대로 보도한 기사도 인터넷에 남아 당사자를 괴롭히지만, 보도 이후 달라진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최초 보도 그대로 남아 있는 기사는 더욱 문제다.

언론에서 주요 범죄의 용의자로 보도되었지만 무혐의로 밝혀지거나, 1·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최종심에서 무죄 판결이 난 경우에 언론의 특성상 최초 기사처럼 주목도 높게 보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세 번 구속기소됐다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 한 전직 국회의원은 언론에 무죄 판결이 보도됐지만 “실추된 명예가 끝내 회복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인이 아닌 일반인의 경우에는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기사화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이 경우 인터넷에서 특정인의 이름이나 사건을 검색하면, 유죄 판결을 다룬 기사만이 검색 결과에 포함돼 개인의 명예를 지속적으로 침해하게 된다. 언론이 특정 사건이나 판결을 기사화할지 안 할지 결정하는 것은 자체 판단에 따르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에 예기치 못한 피해는 포털로 말미암아 증폭됐다. 포털은 기사의 단순 유통에만 그치지 않고, 블로그와 게시판 등 언론 이외의 영역까지 뉴스를 퍼뜨리는 구실을 하고 있다. 한 언론사의 기사가 문제가 될 경우 이에 대해 수정이나 삭제를 요구해 고칠 수 있지만 이미 포털을 통해 블로그와 각종 게시판에 수없이 옮겨진 기사들은 손을 대기 어렵다. 개인들이 관리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수정·삭제 요구를 해도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언론중재위의 양재규 법무상담팀장은 “기존 언론사가 아닌 포털에 의해 피해를 봤다는 경우에는 법원에 가서 해결하라는 조언 외에는 해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포털들도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권리침해센터(다음), 게시중단요청 서비스(네이버), 이용자 책무위원회(네이트) 등을 만들어 피해를 줄이려 하고 있지만 ‘사후약방문’인 셈이다. 하지만 포털은 신문법 개정을 통해 언론 안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 네이버 홍보팀의 이경률 과장은 “우리는 기사를 유통하는 기업일 뿐”이라며 “기사를 제공하는 언론사와의 계약관계로 우리가 자체적으로 기사를 수정·삭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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