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8일 대북 정책과 관련해 “군사 옵션은 외교적 해법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군사 옵션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고 우리 외교관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유엔에 있는 외교관이라든지 전 세계 외교관들이 좀더 좋은 입지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외교적 노력이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한 것으로, 이날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마친 뒤 마련된 한·미 국방장관의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나온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그러나 “이것이 실현되지 않을 때는 다양한 군사옵션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분명히 했다. 또 ‘서울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군사 옵션이 있다고 했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질문에도 “북한의 위협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여러가지 군사옵션을 고려할 수 있고 실제 그런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매티스 장관은 또 “우리가 지지하는 방안은 외교적 해법이지만 이런 외교적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신뢰할 만한 군사 능력이 있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에 대해선 “우리의 중차대한 목적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는 것이고 (대북 위협에 대한) 억제를 목적으로 했을 때는 다양한 국제적 전략적 능력이 갖춰져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송 장관도 “국익을 위해 판단했을 때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며 “배치 안했을 때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응책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과 관련해선 매티스 장관은 “한·미가 동의한 것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이 이 부분(전작권 조기 전환)을 성취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전작권 환수 시기를 빨리 당긴다는 뜻이 아니라 환수 조건을 빨리 성숙시킨다는 뜻”이라며 “전작권이 환수되더라도 강한 한미동맹은 유지되고 더 나은 작전을 할 조건이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북한의 핵보유 주장에 대해선 “미국이 북한을 핵을 가진 나라로 인정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랐다. 매티스 장관은 또 “북한에서 어떤 행위를 하건 어떤 조치를 하건 우리는 안정을 지키기 위해,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민들과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며 “북한은 한·미 양국의 동맹에 절대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송 장관과 매티스 장관은 이날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두 장관은 이번 공동성명에서 전작권 조기 전환과 관련한 양 정상의 2017년 6월 합의를 “안정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따로 해설 자료를 내어 “현재의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을 종합적으로 재점검하고 이를 공동으로 보완·발전시켜 그 결과를 내년 한·미안보협의회의에 보고하도록 한다는 데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2020년대 중반으로 예상된 전작권 전환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현재의 전환 계획을 재검토하고 내년까지 새로운 전환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공동성명은 또 미군 전략무기 전개 확대와 관련해 “양국 정상이 합의한 한반도 및 한반도 인근에 대한 미 전략자산의 순환배치 확대와 연계해 미 해군 및 공군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빈도 및 강도가 증가되고 있음에 주목했다”며 “맞춤형 억제전략(TDS)과 4D 작전개념 이행지침의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해 한·미 확장억제전략위원회(DSC) 및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계기에 확장억제 관련 정책·절차와 협력 메커니즘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와 관련해 “대한민국 국내법에 따라 관련 환경영향평가가 종결될 때까지는 사드 배치가 임시적임을 재확인했다”며 “사드가 오직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방어하는 데 목적이 있고 어떠한 제3국도 지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하루 전인 27일 오산 미군기지를 통해 입국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과 청와대 예방 등의 일정을 소화했으며, 이날 한·미 안보협의회의(SCM)과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미국으로 출국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매티스 미 국방 “군사 옵션, 외교 해법 뒷받침 위한 것”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뒤 송영무 장관과 공동기자회견
“피해 최소화할 군사옵션 보유”…전술핵 재배치는 반대
“전작권 조기 전환 적극 지원…사드는 북 미사일만 대응”
박병수기자
- 수정 2017-10-28 14:07
- 등록 2017-10-28 1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