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임광현 국세청장이 14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맨 앞은 강훈식 전 비서실장.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임광현 국세청장이 14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맨 앞은 강훈식 전 비서실장.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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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4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실무형’인 임광현 국세청장을 ‘깜짝’ 임명한 것은 집권 2년차를 맞아 정책 실행력을 높여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무보다는 정책에 방점을 찍은 셈인데, 국정 전반에 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 실장은 이날 “국회와 정부를 두루 경험한 만큼 국민의 목소리를 국정에 더 크게 반영하고, 당·정·청 간 협력으로 국정 성과에 속도를 낼 적임자”라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20년 이상 국세청에 근무한 경제 관료 출신으로 2024년 4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1년 남짓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 과제를 가속화할 수 있는 부스터 같은 역할의 비서실장, 일하는 비서실장을 인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임 실장의 업무 성과를 높게 평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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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국세청이 개인 체납 1위였던 권혁 시도그룹 회장에게 완납 계획을 받아낸 것에 관해 “4천억원에 이르는 체납 세금을 징수하게 됐다”면서 공개 칭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28일에도 국세청이 339억원에 이르는 체납자 국외 재산을 환수한 사실을 언급하며 “국회의원을 버리고 국세청장을 맡아주신 임광현 청장님 ‘열일’(열심히 일하는 것)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주변에서는 인선 발표 전까지 한준호 의원을 비롯한 친명계 전현직 정치인이 비서실장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았으나, 이 대통령은 계파 색채가 옅은 임 실장을 최종 낙점했다. 한 친명계 의원은 한겨레에 “대통령으로서는 인사 쇄신에 대해 고민을 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냐”며 “측근이라는 인식이 강한 한 의원보다 의외성이 있는 인물을 선택한 것 같다. 대통령이 편하게 일하고, 자신의 의지를 충실히 실행해줄 사람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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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 실장 임명을 계기로 이 대통령의 국정 통제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지시를 실행하는 동시에 때로는 부담을 무릅쓰고 ‘직언’을 해야 하는 자리다. 한 친명 의원은 “지금은 대통령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보다는 제동을 걸어줄 사람이 필요한데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비서실장을 뽑은 게 아니라 비서를 뽑았다는 느낌이 좀 든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이 대통령의 친정 체제를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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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울러 임 실장의 처남이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임 실장의 배우자는 지난 3월 미국 휴스턴 총영사에 임명된 이경은씨로 그의 동생인 이승엽 변호사는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의 변호인단에 참여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 엄중한 시국에 국세청장을 비서실장으로 영전시킨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며 “이 대통령이 국정 위기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임 실장 처남과 관련해선 “(임 실장이) 국세청장을 하던 시절부터 그에 대한 보은 아니냐는 말이 있었다”고 했다.

한편, 강훈식 비서실장은 499일 만에 청와대를 떠나게 됐다. 강 실장은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정부, 펜 한 자루 없이 시작된 청와대가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꿈꿀 수 있게 되기까지 힘이 되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재명 정부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은 가져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엑스(X)에 “황무지 벌판에서 시작된 국민주권정부를 조기에 안정시키고 국정을 정상화하는 데 큰 역할 해주셨다”며 “수고 많으셨다”고 썼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