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과 중국 일부까지 핵공격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사실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한국전쟁 휴전 이듬해인 1954년 3월 작성했다가 16일 기밀해제한 자료에서 밝혀졌다. 이 보고서는 국무부, 국방부, 전군 합동참모본부 등이 참석한 전략회의를 바탕으로 정리된 것이다.
당시 미국은 북한이 침략을 재개할 경우 북한 군사시설은 물론, 북한에 인접한 지린, 칭다오, 선양, 텐진 등 중국 일부 지역까지도 원자폭탄으로 공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국제사회의 반응까지 면밀히 검토했다. 또 핵공격과 병행한 양동작전으로 중국 해안봉쇄, 대만을 앞세운 중국 본토 공격, 하이난섬 점령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이 미국의 의도를 공산체제 붕괴로 간주해 홍콩과 인도차이나 점령으로 맞설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이었다. 미국은 그러나 소련과의 전면전 확대를 경계해, 당시 소련이 자유항으로 관리하던 뤼순과 다롄은 핵공격 목표에서 제외했다.
보고서는 또 “서방 국가들은 북한의 공격이 분명할 경우 마지못해 핵공격에 동의하겠지만, 도시 인구밀집지역에 대한 핵공격은 절대로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미국 한국전 재발땐 북·중 핵공격 계획”
1954년 CIA 문서 기밀해제
- 수정 2019-10-19 20:29
- 등록 2010-06-17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