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준조세로 불리는 ‘자동차 보험료’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말 일제히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했던 손해보험사들이 1년 만에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 든 모양새다. 보험료 조정폭과 상품 형태 등을 지난해 10월에 대폭 자율화한 이후 손보 업계 순이익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 주머니를 털어 영업손실을 메우려 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23일 손보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흥국화재는 오는 26일부터 개인용·업무용 자동차에 대해 보험료를 평균 1.9% 인상할 계획이다. 흥국화재는 기본 담보에 대해 개인용은 14.0%, 업무용은 8.3% 인상한다. 다만, 차량단독·대물확대·자동차상해 등 특약 담보에 대해서는 3.1%~7.8% 내린다. 흥국화재의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이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초 일제히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다.
앞서 악사손해보험은 지난달 29일 개인용 차량에 대해 평균 0.5%, 업무용 차량에 대해 평균 4.7%씩 각각 보험료를 인상했다. 대형 손보사들은 평균 보험료를 인상한 것은 아니지만, 담보 별로 보험료를 조정하고 나섰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달 개인용 자동차보험에 대해 기본 담보 보험료를 3.0% 인상했다. 대신 자기차량손해(자차)담보의 보험료는 17.8% 인하했다. 이어 케이비(KB)손보도 기본담보 보험료를 8.0% 인상하고, 자차담보 보험료는 10.6% 인하했다. 이들 손보사는 “자차담보에 가입한 사람이 훨씬 많아 결국 전체 평균 보험료 인상률은 0%”라고 설명했다.
보험료 인상 릴레이가 계속되는 가운데, 손보사들의 올해 1~3분기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년 1~3분기(1~9월)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 자료를 보면, 손보사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2조2979억원)보다 31.9%(7336억) 급증한 3조315억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해율이 지난해 84.7%에서 82.6%로 감소해 보험영업 손실이 줄어든데다 부동산 처분 이익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보험료를 올려 손해율을 만회한 셈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자동차 보험료, 인상 1년만에 또 들썩
악사 이어 흥국화재 1.9% 올려
보험자율화 이후 순익 급증세
유선희기자
- 수정 2019-10-19 11:23
- 등록 2016-11-23 22:25